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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0

ሰላም(살람)! 안녕하세요, 케노입니다

그동안 전시장이나 뉴스레터를 통해서 자주 인사드렸던 코빈즈의 QC매니저 케노! 모두 알고 계시죠?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직 정식으로 여러분께 소개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ECX 출신 케노가 한국 그리고 코빈즈에 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반가워요 케노!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이번 기회에 저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쁘네요. 저는 에티오피아에서 온 케노 테스게라(Keno Tesgera)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공부했고 관련된 일을 했죠. 커피를 배우고 또 커피인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케노의 고향은 어디인가요? 혹시 그곳에서는 커피가 자라나요?

제 고향은 에티오피아 서쪽에 위치한 월레가(Wollega Woreda) 지역의 시레(Sire Kebele)라는 마을이에요. 가족들과 친척들은 네켐티(Nekemte) 마을 주변에서 커피 농사를 짓지만 직업까지는 아니었어요. 어렸을 때 친구들과 커피 농장에서 뛰어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커피 꽃이 필 때즈음에는 커피농장으로 꽃놀이를 다니기도 했죠. 한국사람들이 벚꽃놀이를 가는 것처럼요. 커피체리가 익어갈 때는 바로 따먹기도 했어요. 단맛이 좋거든요.

에티오피아의 분나 세레모니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요.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 커피는 어떤 존재인가요?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 커피는 산소 같다고 할 수 있어요. 그만큼 일상적이죠. 커피가 생산되는 지역이든 아니든, 에티오피아의 모든 지역에는 ‘커피 세레모니’라는 문화가 있어요.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의 생활을 이야기하고, 마음을 나누며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갑니다. 이러한 친목 관계들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죠. 에티오피아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절반이 이렇게 사용돼요


케노는 에티오피아상품거래소(Ethiopia Commodity Exchange)에서 일을 했었다고 들었어요. ECX에서는 어떤 업무를 담당했었나요?

전 ECX의 QC(Quality Control) 관리자로 있으면서 커피 품질과 등급을 평가하는 교육을 받았어요. 본점인 아디스아바바 외에도 제가 일했던 봉가(카파), 울라이타, 베데레, 디레다와(하라), 김비(월레가) 지점이 있어요. 

ECX에서 근무하면서 에티오피아 커피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어요. 에티오피아의 커피는 지역별 차이가 큰 편이라, 향미도 제각각이죠. 저는 각 지역의 커피들을 커핑하면서 평가했어요. 각 샘플의 프로필을 등록하고 수분과 밀도, 스크린 크기, 수확시기 등을 확인했죠. 이런 경험들이 지금 에티오피아 커피를 평가하는 데 큰 도움 되고 있어요.

에티오피아 커피는 국내 소비용과 해외 수출용 두 가지로 나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두 커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앞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매년 많은 양의 커피를 소비하는데, 이 커피들은 모두 내수용 등급이에요. 

잘 알려진 것처럼 에티오피아의 모든 농작물은 상품거래소(ECX)를 통해서 거래돼요. ECX의 커피감별사들은 각지에서 보내온 샘플을 커핑한 뒤 품질에 따라 등급을 나눠요. 점수에 따라서 G1~G9, UG(Under Grade)으로 나뉘고, 그 이하는 내수용 커피로 분류돼요. 

수출용 커피는 커피품질검사센터(Coffee Quality Insepection Center)에서 다시 한번 등급을 확인받아요. 타입별로 등급이 정확해야만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때는 결점두의 개수에 따라서 나뉘는데, 워시드는 G1~G4, 내추럴은 G1~G5 등급으로 나뉘죠. 우리가 아는 G1, G2 같은 에티오피아 커피의 그레이드가 이때 확정되는 거예요. 

CQIC센터는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와 제가 근무했던 다레, 다와에 있었는데 올해 아와사와 짐마에도 센터가 생겼어요.

세계적으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죠. 이러한 분위기가 에티오피아 산지, 특히 농부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나요?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분도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농부들도 변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농업사무소(Development Agents)를 통해서 커피 수확부터 파치먼트 상태로 보관하는 것까지의 모든 내용을 교육받고 있어요. 농부들은 그렇게 배운 것을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땅바닥에 커피를 말리던 게 불과 몇 년 전이었어요. 흙이나 다른 이물질이 많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제 농부들은 아프리칸 베드 위에서 커피를 말리고 있어요.

물론 모든 농부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알고 있다고 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최근 시작된 COE(Cup Of Excellence)를 통해서 커피 품질을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지속적인 교육과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이 아닌 협동조합이나 수출회사와 함께 일하는 농부들은 지속가능성이나 품질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에요. 그래서 커피 품질을 높이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죠. 품종을 선택하고, 묘목을 키워 선별해요. 가지치기나 제초, 관개수로도 정비하죠.

 


긍정적인 변화인 것 같아 반갑네요. 어떤 식으로 교육 받는지도 궁금해요.

앞에 이야기한 농업사무소나 NGO의 커피전문가들로부터 교육받는 게 일반적이에요. 아니면 다예 벤사 같은 수출회사에 소속돼 회사로부터 교육받는 경우도 있죠.

보통 씨뿌리기부터 가공 후 보관까지를 다루는데, 묘묙관리나 수확, 가공처럼 중요한 과정은 좀 더 구체적인 교육이 필요해요. 보통 농장 관리자가 먼저 교육을 받은 뒤에 다시 체리피커와 핸드피커 같은 다른 일꾼들을 훈련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져요.

하지만 모든 농부가 이러한 교육 시스템에 속하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최근 커피&차 기관(Coffee and Tea Authority)에서는 더 많은 커피농부를 교육시키기 위해 전문가들을 독촉하고 있어요. 교육받은 농부들은 커피 품질을 이해하게 되고, 가족들에게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다시 알려줘요. 그러면 더 많은 수익을 얻게 되죠.

에티오피아 커피의 미래,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저의 짧은 생각이지만, 아직까지는 경험 많은 농부들이라도 농사나 가공, 관리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봐요. 하지만 교육을 통해서 커피에 대한 지식은 점점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 농장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기도 하고요. 계속해서 더 많은 교육이 이뤄진다면 프로세싱처럼 눈에 띌만한 일들이 일어날 거예요.

또 짐마농업연구소(Jimma Agricultural Research Center)에서는 40여종 이상의 커피 품종을 나눠주고 있어요. 아직은 많은 농부가 토착종을 기르지만, 연구소에서 보급하는 품종을 좀 더 적극적으로 기르기 시작한다면 생산량이나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교육을 통해서 농부들의 수입이 많이 늘어나길 바라요.

한국으로 온 계기가 궁금해요. 코빈즈와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나요?

 커피를 더 공부하고 싶었고,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커리어를 쌓고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한국행을 결정했어요.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세종사이버대학에서 생두 평가와 커핑 수업을 하게 됐어요.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여러 생두회사에서 생두를 구매했는데 그때 코빈즈도 포함돼 있었죠. 생두를 구매하면서 각 회사들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봤어요. 어떤 커피를 취급하고, 어떤 가치관으로 일하는지 궁금했거든요.

그러다가 코빈즈의 채널을 보게 됐는데 에티오피아 커피 종류도 다양했고, 에티오피아 커피에 대해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커피 품질도 아주 뛰어났고요. 매우 인상적이었죠. 저는 한국 커피회사에서 저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일하는 것을 오랫동안 꿈꿔왔어요. 그래서 DM을 통해 대표인 Jay(김재용 대표)에게 연락을 했고, 춘천을 방문하게 됐어요.

Jay와 직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 마셨던 시다마 케라모 내추럴 커피는 맛있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을 정도예요. 미팅 도중에 파주에서 진행되는 비즈니스 커핑에 초대받았어요.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Jay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대화를 나눌수록 코빈즈의 노력과 열정에 감동했고,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저는 코빈즈의 QC매니저로 함께하게 됐어요.

 



에티오피아에서 근무를 할 때는 수출국의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수입국(수입사)의 입장이에요. 양쪽에서 일했던 경험자로서, 어떤 차이가 있나요?

흥미로운 질문이네요!

에티오피아에서는 바이어가 요청하는 모든 종류의 커피를 준비했어요. 그때만 해도 수입하는 쪽에서 일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네요. 아무래도 ECX나 CQIC 같은 기관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도움 돼요. 커피 품질을 좀 더 쉽게 평가할 수 있거든요. 구매를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입장은 다르지만 두 곳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일은 생두를 평가하고 커핑으로 맛보는 일이에요. 생두의 냄새나 결점두, 모양, 색깔 등을 평가하고 이후 몇 차례 커핑으로 품질을 확인해요.

혹시 에티오피아에서 일할 때 한국시장에 대해 듣거나 경험했던 적이 있었나요?

조금 어려운 질문이네요. 한국의 커피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많은 바이어가 농장믈 방문하고, 스페셜티 커피나 마이크로랏 커피를 많이 구매한다고 알고 있었고요. 오로미아협동조합 같은 민간 수출회사에서 근무할 때 한국 바이어들을 만났는데, 대체로 꽃 향이나 과일 향이 강한 커피들을 찾았어요.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이 그런 류의 커피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가체프나 시다마, 구지 지역 커피를 선호하는 것 같고요.

생두 품질평가는 수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과정이죠.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나요? 

품질평가는 모든 바이어들에게 필수적인 과정이에요. 커피 품질에는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들이 있는데, 등급에 따라서 적절한 평가가 이뤄져야 해요. 

우리는 커피 샘플이 도착하면 물리적인 요소부터 확인하고 커핑을 해요. 또 샘플을 보관해뒀다가 계약된 물량의 PSS(Pre-Shipment Sample)가 도착하면 서로 비교하고, 한국에 본품(컨테이너 물량)이 도착하면 마지막으로 확인하죠. 

그렇게 커피가 입고되면 컵 프로파일을 작성해요. 정기적으로 재고 품질과 보관상태를 확인해요. 번거롭지만 이러한 일이 커피 품질을 유지하는 데에 기초가 돼요.

 


다른 한국인 직원들과 품질을 평가할 때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요.

물론이에요. 커피를 평가하면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죠. 물론 에티오피아와 한국 사이의 문화차이로 인해 다르게 느끼는 부분도 있어요.

예를 들면 에티오피아 음식에는 대부분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커피에서도 향신료 향을 쉽게 느낄 수 있죠. 반대로 에티오피아에는 다양한 종류의 과일이나 견과류가 없어서 처음에는 그런 향을 구분하는 게 어려웠어요.

동료직원들과 함께 여러 나라에서 온 수많은 샘플을 커핑하고 프로파일을 작성해요. 매번 서로 느낀 것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캘리브레이션도 하고, 한국인들이 느끼는 부분을 배워가고 있어요. 코빈즈에서 선보이는 커피들은 이렇게 작업한 결과물이죠.

코빈즈 커피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나요?

제가 코빈즈와 함께 하게 된 건 아주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코빈즈는 에티오피아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산지의 커피를 소개하고 있잖아요?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 커피, 품종을 경험하고, 또 지식을 쌓고 있어요.

커피를 수입하거나 구매하는 쪽으로는 경험이 없었는데 계속 배우고 있어요. 다른 나라의 수출자들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에요.

한국인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한국어 공부도 잘 되고 있어요. 제가 한국말을 좀 더 잘하게 되면 코빈즈의 고객들이나 한국의 커피인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죠?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코빈즈 고객들과 한국의 커피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한국의 커피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고, 또 스페셜티 커피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코빈즈 커피는 고객들을 위해, 또 커피 업계에 좋은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커피 프로파일이나 커피와 관련돼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영상을 시청해주세요!